2025년 하반기부터 고객들의 IT 예산 신청이 눈에 띄게 어려워졌습니다. 예산이 삭감된 것은 아닙니다. 정확히는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줄어든 것입니다. 주요 브랜드 서버 한 대의 견적은 작년과 비교해 올해 15% 이상 올랐습니다. Microsoft 365 비즈니스 스탠더드는 월 12달러에서 14달러로 조용히 조정되었고, 가격이 늘 안정적이던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조차 2025년 3분기 갱신 통지로 적잖은 IT 매니저를 긴장하게 했습니다. 이런 인플레이션은 특정 벤더 한 곳의 문제가 아니라 IT 공급망 전체의 연쇄 반응입니다. 2026년에도 이 압력은 지속되거나 오히려 심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이렇습니다. 기업 IT 책임자로서 관성대로 구매를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서둘러 전략을 조정할 것인가?
구독제인가 영구 구매인가: 재무 관점에서 본 실제 비용
많은 분들이 “구독은 비싸고 영구 구매는 싸다”고 단정하지만, 이 판단은 너무 거칩니다. 영구 구매(CAPEX)의 장점은 자산 귀속이 명확하고, 3년 뒤 장부가 0이 되기 전까지 감가상각으로 세금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단점은 대규모 자금을 한 번에 묶어둔다는 것이고, 하드웨어 유지보수는 보통 3년 차부터 숨은 비용이 됩니다. 제조사 서비스 갱신 할인은 대체로 우호적이지 않고, 중고 서비스 업체의 품질은 들쭉날쭉합니다. 구독(OPEX)의 장점은 비용을 매월 분산해 부서 단위의 정밀한 원가 산정이 쉽고, 사업이 축소될 때 유연하게 줄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단점은 장기적으로 볼 때 구독의 종합 지출이 동등 조건의 영구 구매보다 실제로 높고, “매월 지불 = 매월 소유”라는 등식이 일부 감사 시나리오에서는 자산 귀속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 제안은 자산 유형별로 분류해 결정하자는 것입니다. 핵심 데이터베이스 서버, 네트워크 백본 장비처럼 5년 안에 성능이 병목이 되지 않을 항목은 영구 구매나 장기 임대를 우선합니다. 사무용 단말, 협업 도구, 개발·테스트 환경은 구독이 더 유리합니다. 2026년의 특수한 상황은 주요 벤더들이 일제히 구독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정 제품의 구독료가 계속 오를 것으로 판단된다면, “미리 영구 구매로 가격을 고정하는 것”이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는 수단이 됩니다.
장기 임대와 단기 임대: 길수록 좋은 것도, 짧을수록 유연한 것도 아니다
최근 몇 년간 “as-a-Service” 바람이 거셌지만, 저희가 많은 고객을 서비스하면서 보면 전면 단기 임대(1년 이내)가 정말 적합한 기업은 매우 드뭅니다. 단기 임대의 장점은 탄력성이 좋고 사업이 중단되면 계약도 중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점은 단가가 높고, 공급업체를 자주 바꾸면 숨은 비용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마이그레이션, 디버깅, 호환성 문제 처리를 모두 합치면 절약한 차액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기 임대(3년 이상)의 장점은 가격 고정입니다. 특히 인플레이션 주기에서는 3년치 서비스 가격을 미리 고정하는 것이 향후 인상 리스크를 피하는 것과 같습니다. 단점은 당연히 유연성 저하입니다.
2026년 전략 제안은 “차별화된 임대 기간 조합”입니다. 핵심 인프라는 장기 임대로 3년 가격을 고정하고, 협상 시 가격 고정과 연간 재협상 권한을 계약 조항에 명시합니다. 주변부 업무와 혁신 탐색 과제는 단기 임대로 두어 언제든 종료할 수 있는 선택지를 남깁니다. 저희 고객 한 곳은 작년에 전 서버를 1년 임대에서 3년 임대로 전환하면서 갱신 협상에서 단가를 12%나 깎아냈습니다. 시장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이 폭은 상당한 수준입니다.
국산 대체: 구호가 아니라 시간 창이 있는 현실적 선택
국산 대체라는 말은 3년째 나오고 있습니다. 2024년 이전에는 많은 기업이 관망했지만, 2025년에는 실제 대체가 완료된 고객이 나왔습니다. 제가 관찰한 추세는 이렇습니다. 사무용 소프트웨어, 기초 클라우드 서비스, 범용 네트워크 보안 제품은 국산 대체가 이미 상당히 성숙해 전환 비용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반면 핵심 업무 시스템, 고성능 데이터베이스, 특정 산업용 애플리케이션은 대체 주기가 길고 리스크가 커서 신중한 계획이 필요합니다.
2026년을 위한 제안은 “단계적 추진, 검증 우선”입니다. 1차 대체 대상: 내부 IT 도구(결재 시스템, 운영 모니터링, 로그 분석). 이런 시스템은 직원 체감이 크지 않고 대체 리스크가 낮아 성공 사례를 그대로 복제할 수 있습니다. 2차 대체 대상: 협업 및 사무 플랫폼. 이는 사전 직원 교육과 신·구 시스템 병행 기간의 데이터 동기화가 필요하지만 ROI(투자수익률)가 가장 뚜렷합니다. 3차 대체 대상: 핵심 업무 시스템. 2026년 하반기나 2027년으로 미루고, 국산 솔루션이 더 많은 대규모 검증을 거친 뒤에 착수할 것을 권합니다.
2026년 비용 절감과 효율 향상을 위한 5가지 실전 전략
앞서는 프레임워크와 사고방식을 다뤘고, 마지막으로 우선순위 순으로 구체적으로 실행 가능한 전략을 몇 가지 제시합니다.
- 공급업체 통합이 최우선. 모든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으라는 뜻이 아니라 “파편화된 구매”를 줄이라는 뜻입니다. 공급업체가 하나 늘 때마다 구매 프로세스 비용, 결제 기간 관리 비용, 소통·대응 비용이 발생합니다. 핵심 공급업체 3~4곳으로 통합하면 종합 구매 원가가 눈에 띄게 낮아지고 협상에서도 주도권을 갖게 됩니다. 저희 고객 한 곳은 IT 서비스 업체가 7곳이었는데, 2024년에 3곳으로 통합한 뒤 서비스 요금 할인만으로 23%를 절감했고, 대응·소통에 드는 수고도 크게 줄였습니다.
- 하드웨어 표준화, 모델 파편화 축소. 서버, 스위치, 스토리지는 유형별로 2~3개 모델로 선정을 제한합니다. 장점은 예비 부품 재고를 공유할 수 있고, 운영 인력의 역량 육성 비용이 낮아지며, 제조사 기술 지원 응답이 빨라진다는 것입니다. 중견기업 중에는 서버 모델이 7~8종에 이르는 곳이 많은데, 물어보면 “그때 구매할 당시 마침 그 모델이 있었다”는 답이 돌아옵니다. 이런 파편화는 비용의 끝없는 구멍입니다.
- “계약 혜택”을 충분히 활용. 저희가 고객에게 IT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때 서비스 계약에 네트워크 장비나 기업용 인터넷 회선을 묶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부가물이 아니라 실질적인 비용 최적화입니다. 현재 IT 공급업체가 이런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협력 관계를 재평가할 시점일 수 있습니다. 장비와 서비스를 묶어 구매하면 단가가 보통 따로 구매할 때보다 15%-25% 낮습니다.
- 내부 역량 구축으로 외부 벤더 의존 축소. 모든 일을 직접 하라는 뜻이 아니라, 자주 발생하는 문제, 기초 운영, 단순 장애 진단 역량을 갖추라는 뜻입니다. 벤더 상주 인력은 편하지만 1인 1일(맨데이) 기준 과금 비용은 쌓이면 상당합니다. 저희는 고객이 내부 기술 핵심 인력 1~2명을 육성해 T2/T3 지원을 담당하고, 벤더는 T3 이상의 복잡한 문제만 맡을 것을 권합니다.
- 연간 예산 감사로 낭비를 조기에 식별. 많은 기업의 IT 지출에는 “좀비 계정”(퇴사자 계정 미회수), 유휴 라이선스(사서 한 번도 쓰지 않은 것), 만료된 구독(업무는 중단됐지만 해지를 잊은 것)이 숨어 있습니다. 매년 4분기에 IT 자산과 청구서 감사를 한 번 할 것을 권합니다. 저희가 고객을 대상으로 이런 감사를 수행하면 평균 5%-10%의 낭비를 찾아냅니다.
마지막으로 뼈아픈 사실 하나를 말씀드립니다. 대부분 기업의 IT 비용 절감은 전략이 불명확해서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실행이 늦어져서 실패합니다. 매년 4분기에 계획하고, 1분기에 논의하고, 2분기에 승인받으면 실제 착수는 이미 하반기입니다. 그러고 나서 시장이 또 변했다는 걸 알게 됩니다. 2026년의 인플레이션 환경은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행동은 서둘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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